양평에 세컨하우스를 짓고 이것 저것 뒤적거리다가 정신차려보니 철물점 사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다 철물점 사장이 되었는지 스토리는 나중에 또 재미나게 올려보도록 하고...
"철물점에 이런게 있구나..??" 싶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도시의 최신식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철물점 갈일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제가 용인의 마당있는 타운하우스에 5년 살아보니 자연스레 단골 철물점이 생길 정도로 자주 들락거리게 되더군요. 지금 살고 있는 양평에도 전원주택들과 농막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수리할 꺼리를 사러 오시는 손님들이 많네요.
어린이집 세면기 변기 수리의뢰
저희가 수도꼭지나 주방, 욕실용 수전을 판매하고 있지만, 출장수리는 안하고 있는데요...
(사실... 실력이 없어서 못하는 거죠??)
주변에 있는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너무 간곡하게 부탁을 하셔서 할 수 없이 상태를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작아도 너~~~~~~무 작네요. 더구나 세면대 수전을 갈려면 고압호스를 풀어야 하는데, 스패너나 무슨 공구가 들어갈 것 처럼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주 작고 작고 또 작은... 어린이집 세면대
수전 손잡이가 부러져서 교체를 해야 하는데 수전 분해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막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원장님께서 수전을 구매해서 가신 후에 얼마나 낙담을 하셨을지...
세면기 뿐만 아니라, 변기에서도 눈물이 줄줄 흐른다는데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변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필밸브의 부표가 변기탱크의 벽에 닿아서 가끔 그럴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장선생님도 이미 알고 계시고 몇번을 고쳐봐도 계속 새니까, 아예 부속을 교체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세면대 싱크대 렌치??
여튼 상황은 체크했지만, 뭔가 당장 할 수 있는게 없어서 적합한 공구를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좀 찾아보니 세면대나 양변기를 수리할 때 쓰는 다기능 렌치가 있었습니다. 길다란 절구통 같이 생겼는데, 가운데가 터져있어서 고압호스가 끼워진 상태에서도 집어넣고 너트를 풀고 조일 수가 있게끔 되어 있더라구요.
협소한 공간에서 다양한 크기의 너트를 돌릴 수 있는 특수 렌치
금속부품은 3단계의 크기로 턱이 져 있고 홈이 파져 있어서 세면기용 고압호스, 소변기용 고압호스, 양변기용 고압호스를 다 조이고 풀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금속부품을 빼면 좀더 큰 크기의 너트도 돌릴 수 있구요.
렌치 주문 후 수리 완료
특수 렌치를 주문하여 도착하자 마자 어린이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새로운 장비를 시험할 땐 언제나 가슴이 설레는 법이죠!
전용 공구를 쓰니 뭔가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렌치로 세면대 수전을 아주 쉽고 편하게 분해를 한 후, 신품으로 설치하였습니다.
손잡이가 부러진 수전을 분해
번쩍이는 신품 수전을 보니 마음까지 후련해지는 느낌입니다. 원장 선생님이 아주 기뻐하셨지요.
신품 수전을 설치한 모습
양변기 필밸브 교체
어린이용 변기라고 해서 전용부품이 있는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이 제품은 그냥 로우탱크용 부품을 사용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매장에 있는 양변기용 부품세트(로우탱크용)를 들고 가서 교체를 하였습니다.
하단 부표 회전축이 부러진 필밸브
필밸브를 조심스레 분해해보니, 부표가 수직으로 섰을 때 제대로 물을 차단해줘야 하는데, 회전축 1개가 부러져서 물이 새는 거였더라구요. 신품 필밸브로 교체해주고, 고무마개와 플라스틱 줄도 교체해줍니다.
필밸브 및 여타부속 교체
모든게 미니사이즈인 어린이집 수리를 마치고, 보람찬~ 하루 일을~~ 노래를 부르며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