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조 공사 => 외부 합판 => 투습방수지 => 내부 전기공사 => 바닥방통 작업 이후에 벽체 내부에 단열재 채우는 작업을 합니다. 경량목구조에서 사용하는 단열재는 몇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글라스울이라는 유리섬유 계열이 북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수성연질폼의 경우는 목조주택에서는 수분 배출이 안되어서 좋지 않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단열재 채우기 : 글라스울
수직으로 세운 구조재 STUD 사이사이 마다 롤로 말려진 글라스울을 펴서 채웁니다. 경량목구조에서는 이렇게 단열재가 외부합판과 내부합판 사이에 채워지니까 콘크리트구조에 비해서 벽체가 얇습니다. 콘크리트의 경우 내단열이던 외단열이던 별도의 단열층이 필요하니까요. 글라스울은 울 사이 사이에 공기를 잔뜩 품고 있어서 단열효과가 좋은거라고 하네요.
팀장님께서 이것저것 건축주가 결정해야 할 사항들을 체크해서 알려주십니다.
- 현관 신발장은 어느 쪽에 사이즈는 얼마인지
- 중문은 어떤 모양이고 어느 쪽으로 열지
- 화장실 문턱 재질은 뭘로 할지
- 에어콘 배관을 미리 심을건지, 어디에 언제 심을건지
- 주방 후드 크기와 덕트 타공위치 확인
등등, 내부 합판을 시공하고 나면 추가 공사가 어렵기 때문에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네요.
각 방의 외벽과 천장에 글라스울을 채워넣고 석고보드로 내장을 마감하게 되겠지요.
단열재 포장지를 보니 JM (Johns Manville)인데, 그 아래 써진 걸 보니 "A Berkshire Hathaway Company" 라고 되어 있네요? 음? 버크셔 해서웨이라면 그 유명한 워렌 버핏 아저씨의 투자 회사인데요. 궁금한 건 못 참... 버크셔 해서웨이가 거의 100% 가까운 지분을 가진 70여개 회사 가운데 하나였네요. 역시... 인류가 살아있는 한 코카콜라는 못 끊을테고, 집도 안 짓고는 못 살테니 나름 현명한 투자였겠지요??
단열재 작업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팀장님이 혹시 상량식을 할건지 물어봅니다. 상량식에 쓸 크고 아름다운(?) 나무판을 하나 남겨놨다고 하시면서요.
음? 상량식? 먹는건가?
그러니까, 예전에 집을 지을 때는 목수들이 기둥세우고 서까래랑 대들보를 올리고 나면 집을 지은 연도와 건축주의 이름, 액운을 막는 글귀와 번영을 기원하는 글을 써서 대들보에 붙였다고 합니다. 대들보까지 올라가고 나면 사실 상 집의 중요한 공사가 끝난거니까 그동안 수고한 목수들을 격려하는 행사도 겸했다는 것 같아요. 고사처럼 음식차려놓고 절도 하고... 거기서 건축주가 돼지머리에 꽂은 돈은...
목수들이 가져갔다고 합니다. ㅎㅎ
아니 뭐... 그동한 수고하셨고, 우리 전통의 미풍양속이니까... 저희는 한정식집에서 맛난 식사를 대접하여 드렸습니다.
예전에는 먹을 갈아서 붓으로 멋들어지게 썼겠지만, 지금은 21세기니까 거기에 맞는 방법으로 써봅니다. 상량판의 양쪽에는 용(龍)과 귀(龜)를 써서 화재를 막는다고 하네요. 서양의 Dragon이 아니라 동양의 용은 물 속에서 사니까 그럴 수 있겠습니다. 팀장님이 준비해주신 크고 아름다운 판(2X12 SPF 구조재입니다)에 매직으로 쓱쓱 그렸습니다. 저희 집의 애칭 JSA (Joyful & Sweet Area)도 넣구요.
아니 맨손으로 와서 불과 몇분 만에 이렇게 멋진 상량판을 만들었냐고... 팀장님이 깜짝놀랍니다.
네, 저희 부부는 디자인을 전공(한거 치고는 너무 못그렸다!!!)
요새 집은 한옥처럼 거대하고 노출된 대들보가 있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높은 천장에 넣고 합판으로 마감한다고 하네요. 상량판을 위해 막지 않고 남겨둔 공간에 안치하고 천장을 마감합니다.
다음에는 잠깐 집 말고, 집터로 무대를 옮겨 보강토블럭과 뚜껑, 펜스 DIY 셀프 설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