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세컨하우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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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세컨하우스를 계획했을 때는 최대한 저렴한 비용으로 하자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6~8평짜리 이동식 주택으로 진행을 했었고 주택에 들어가는 비용은 4천만원대였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코로나가 터지고 자재 수급이 안되고 하니 이동식 주택 사장님이 갖은 핑계를 대면서 계약을 파기하자고 하여 결국 건축업체를 통해 정식 건축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왕 비싼 정식 건축을 하는데 6~8평으로 할 순 없으니 그나마 최소한으로 하여 1층 15평에 2층 5평을 하니 건축비만(전기, 정화조공사 등 제외) 1억 3천만원 견적이 나왔죠. 그래서 조금이나마 아껴보고자 펜스하고 방부목데크는 제가 직접 하기로 했었는데요. 사실 엄청난 복병이 숨어있었는데 그게 바로 보강토 뚜껑(캡)이었습니다. 

칡넝쿨로 가려진 왼쪽 옹벽에는 엄청난 것(?)이 도사리고 있었으니...

보강토 뚜껑을 논하기 전에, 보강토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그때는 보강토라는 것이 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보강토 옹벽으로 조성된 타운하우스 단지에 5년을 살았어도 다 만들어진 집을 샀으니 당연 모를 수 밖에요. 저는 보강토라는 것이 마사토나 고령토처럼 흙의 한 종류로 알고 있었네요. 임야에 택지를 조성하면서 규격화된 블럭으로 옹벽을 쌓는 방식을 '보강토공법'이라고 한답니다. 사실 보강토공법의 핵심은 블럭이 아니고, 블럭을 쌓아올리면서 3개층마다 바닥에 깔아주는 토목용 섬유 'Geo-Mesh'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요. 여튼, 여기서는 더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지요. 

군데군데 이빨이 빠져있는 보강토블럭

6W 굴착기가 부지를 정리하고 나니 옹벽의 경계가 시원하게 드러났는데, 이때서야 토목설계사무소 신과장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아, 펜스를 직접하신다구요? 그럼 그전에 보강토 뚜껑을 덮으셔야 할 건데요?" 라고 하셔서, 그깟 '뚜껑'이야 사다가 덮으면 되쥬? 라고 대답했는데, 그때 과장님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던 것 같습니다. 

네, 아마 기분... 탓이었겠죠?
 

그런데, 뚜껑을 덮으려면 블럭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펜스를 박으려면 보강토 뚜껑이 있어야 하는데, 보강토 뚜껑을 올리려면 보강토 블럭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많이 없었다는 것이죠. 이 단지를 개발하신 분이 사실 여기는 아주 나중에 개발할 생각으로 제대로 마무리를 안하신 것 같습니다. 공동 물탱크에서 내려오는 수도관도 연결이 안되어 있었으니까요. .위성지도를 보니 토목공사 이후로 5년간 칡넝쿨이 덮이고 잡목이 자라고 해서 보강토 블럭들도 조금씩 들려있거나 자리를 이탈해 있었네요. 땅속에 있는 칡넝쿨의 굵기와 힘이 정말 대단합니다. 

곳곳에 이빨이 빠져있는 보강토 블럭을 채웁니다.

다행히 공사를 하다가 말았는지 보강토블럭은 주변에 널부러진 것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냥 끼워넣으면 수평이 틀어져서 풀도 다 뽑고 자갈도 긁어내고 흙도 긁어내고... 아주 치과의사가 임플란트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보강토 블럭 1개 무게가 이거 허리가 휠 정도여서 대체 몇 킬로그램이지? 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60Kg이라네요. 

60Kg?!

집 뒷편 옹벽에도 이빨 교정이 필요한 상태였네요. 여기는 응달이라 아침에만 잠깐 해가 들어서 작업할 때 추워서 혼났습니다.  

부정교합 보강토블럭

뚜껑을 안 덮은 채로 오랜시간 방치되고, 땅속에서는 칡넝쿨이 돌아다니니 맨 윗라인의 보강토 블럭들의 치열이 엉망입니다. 미니 곡괭이와 삽을 들고 전투를 시작합니다. 

치아.. 아니 보강토 블럭을 뽑고 긁어내고 다시 박아 넣습니다. 

단순 노가다가 마음은 편하고 좋습니다. 지저분한 모습에서 깔끔한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순간 약간의 카타르시스 같은게 있달까요?

감쪽같이 교정에 성공

휴... 이제 보강토 블럭 정리작업이 끝났네요. 날이 추워서 여기서 잠을 자지 못하니 아직은 분당에서 차를 타고 왕복하는데, 해가 짧다보니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네요. 보강토 블럭 정리에만 3~4일이 걸렸어요. 
 
자 이제 뚜껑을 덮어보도록 합니다. 
 

2023.04.25 - [세컨하우스 짓기] - [세컨하우스] 셀프 펜스 공사 (02) 보강토 뚜껑 덮기

 

[세컨하우스] 셀프 펜스 공사 (02) 보강토 뚜껑 덮기

보강토 캡 구매 이빨빠진 보강토블럭을 다 채워 넣었으니 뚜껑으로 덮을 차례입니다. 창대산업이라는 곳을 추천받아서 네비를 찍고 가봅니다. 저 멀리서부터 엄청난 건물의 크기에 놀라고,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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