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세컨하우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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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중학교 3학년때까지 자전거를 타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인가, 사촌형 자전거 뒤에 탔다가 뒤꿈치가 바퀴살에 끼여서 크게 다쳤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랬는지 자전거를 타겠다는 생각을 안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중학생이 되니 자전거 타고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집산다고 초 긴축재정을 하셨었고, 저의 용돈이 0원인 시절이라 자전거를 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생각해낸게, 자전거가 여러대인 친구에게 싸게 넘기라고 조르는 것이었죠. 천신만고(?) 끝에 한 친구를 설득해서 써금써금한 고물자전거를 만원에 넘겨받았습니다. (만원은 명절때 친척들에게 받은 용돈) 

변속기어도 없고 여기저기 녹슨 라이트그린 컬러의 싸이클(로드바이크인데 그땐 그렇게 불렀네요)을 넘겨 받은 날, 겨울이었는데 손과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운동장을 돌았습니다. 친구가 자전거 타는 법을 조금 가르쳐줬던 것 같은데, 몇 번 넘어지면서 하루만에 어찌 앞으로 가는 건 배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자동차도 좋아하지만, 두바퀴를 타는 건 특별한 재미가 있습니다. 바람을 맞으면서 페달질을 하거나, 스로틀을 땡기는 그 자체로 말이죠. 

 

나의 Bike들 : 모터싸이클 2 + 자전거 2, 올 여름 이사하고 나서 처음 꺼내는 자전거라 공기주입

 

왼쪽부터 로얄엔필드 인터셉터 650, 베스파 GTS125, TREK 1.0, ORI C8 Classic

(1) Royal Enfield Interceptor 650 / 2019년식

클래식한 카페레이서에 목말라고 하고 있었는데, 로얄엔필드는 정식 총판이 없어서 매우 비싼 값에 수입되고 있었습니다. 콘티넨탈GT라는 단기통 카페레이서도 출시 전부터 눈독을 들였었는데 막상 출시되고 나니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고 감흥이 별로 없더라구요. (너무 오래 기다렸는지?) 클래식 C500이 900~1000만원 이었으니 가격이 애매했었죠. 

그러다가 어느날 인터넷 기사를 봤는데, 로얄엔필드를 기흥인터내셔널에서 정식수입하기로 했고 무려 2기통 모델이 나왔다는겁니다. 와이프를 꼬셔서 시승하러 가보자고 했죠. 시승하고 나서의 대화

 

판다 : "어떻게 할까?" 

쩡이 : "사러 온거 아니야? 그냥 가려구?" 

판다 : "카드 할부로 할까?"

쩡이 : "나 이번달 인센티브 받은거 500 줄께"

판다 : "커헉!!!!! 알랴뷰!"

 

 

(2) Vespa GTS125 / 2018년식

지금은 팔고 없는 BMW R1200R 만 가지고 있었을 때, 동네 마트나 가까운데 잠깐 다녀올때 저 탱크를 꺼내기는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건조중량은 인터셉터랑 거의 같은 200Kg 정도라는데, 실제로 끌어보면 인터셉터와는 상대가 안되게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매일 베스파나 LML 같은 거 사진을 계속 와이프에게 뿌리면서 졸라댔었죠. 결국 와이프 끌고 왕십리 베스파 매장에 갔고, 새것 같은 중고를 보다가 LX를 보다가 프리마베라를 보다가 GTS로... 그렇게 된거죠. 처음에 민트급 60주년기념인가 한정판 GTS 모델 위탁중고 매물을 계약서까지 썼었는데, 이야기하다보니 이게 2017년식이라 ABS가 없고 공랭식이라고 해서 신품으로 급변했었네요. (충동구매 부부...)

와이프도 자기도 타고 싶다고 해서 300이 아닌, 125를 샀건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헬멧만 사놓고 안장에 앉아본 적도 없다는...)

 

(3) TREK 1.0 / 2016년식

그냥 나도 로드바이크라는 것을 타고 속도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가성비 우수한 입문용 장비를 고민고민해서 사죠. 처음엔 MERIDA를 살까하다가, 자전거 샵 주인님의 추천으로 TREK을 샀습니다. 60만원 정도였고, 변속기는 Claris 급인데 달리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ORI 미니벨로만 타다가 이걸 타니 신세계였죠. 이렇게 가볍고 쓕쓕 잘나가다니!! 하면서 말이죠. 

 

(4) ORI C8 Classic / 2014년식

자출바람이 불어서 고민끝에 지른 녀석입니다. 지하철에 들고 탈 수 있어야 해서 스트라이다, 브롬톤, 오리 3녀석을 놓고 고민을 했었네요. 스트라이다는 이쁘고 들고다니기 편하긴 한데 구조상 균형잡기 어렵고 속도가 너무 안나서 탈락. 브롬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탈락 (250만원+) 오리는 등급별로 가격대가 다양했었는데 플래그십 카본프레임은 700넘고 이게 가장 저렴했네요. 브리티시 그린에 꽂혀서 이놈으로 업어왔습니다. Made in TAIWAN. 대만이 오토바이(특히 스쿠터)랑 자전거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만들죠. 생각보다 잘 나가가고 조향이 쉽습니다. 

 

귀여운 것들. 많이 타줘야 하는데 시간이...

추가로 입양하고 싶은 놈들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 

+로얄엔필드 C500 스쿼드론 블루

+우랄 사이드카 기어업 (2륜 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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