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에 커플러 분리 실패로 멘붕에 빠져 그냥 던져놓고 라면먹고 자버렸는데요, 가족들이 오기 전에 이놈을 180도로 돌려놓고 커플러 분리하고 나가서 등유와 맥주를 사와야 합니다.
일단, 커플러 분리는 바로 성공했습니다. 자면서 동영상을 좀 찾아보니 KNOTT 는 아니지만, 알코 커플러도 잠금레버를 끝까지 제끼고 텅잭을 돌리라 하더군요. 용기를 내어(?) 레버를 힘껏 제끼고 텅잭을 돌리니 바로 분리가 됩니다. 완전 허무 했어요. 출발 전에 사장님한테 열심히 실습 교육까지 받았건만... 역시 여러번 해봐서 익숙해지는 수 밖에요.
이제 차를 돌려야 하는데 다시 난관에 빠집니다. 왼쪽으로 돌아서 앞/뒤 후진좀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완전히 낑겨버렸네요. 토목공사를 하다 만 땅이라서 그런지 수로를 깊게 파놨는데, 아무리 코란도스포츠지만 앞바퀴가 빠지면 차 바닥이 땅에 부딪힐 듯 합니다.
예전 같으면 담배를 뻑뻑 피워댔을 타이밍인데, 다행히(?) 끊은지 5년이 넘어서 성질만 벅벅 내봅니다. 첫 출정 이후 바로 무버 달아달라는 고객이 있다더니, 그게 나같은 사람이구나...
용기를 내어 카라반을 분리하고 손으로 돌립니다. 45도 정도는 어떻게 돌렸는데, 그 이상은 무리네요. 약간 경사가 져있어서 더 힘들어요. 45도 상태에서 다시 커플러 결합하고 차로 끌어서 180도 회전 완료했습니다.
마트, 주유소, 냉장고 가동
드디어 코란도스포츠가 자유인(?)이 되어 마트랑 주유소로 출발합니다. 부족한 물품을 구매하고 얼마전 구매한 SEAFLOW 제리캔에 등유 20L도 채웁니다. 홈마트 앞에는 양만장과 2T 카페가 있는데, 희귀한 차들이 가끔 서있습니다. 오늘은 빈티지한 포니 픽업을 봤네요. 리스펙트!!
인버터가 없어서 배터리에 연결된 것은 실내등, 오디오, 수전펌프, 냉장고 이렇게 4개입니다. 그래도, 야외에서 전기 냉장고라니 감지덕지 아닐까요? 냉동실이 있는데 과연 얼음이 얼까 궁금해서, 가져온 워터아이스팩 2개를 넣어봤네요. (퇴각할 때 만져보니 절반정도는 얼었더군요)
아웃트리거 내리고 수평잡기
카라반 위치가 정해졌으니, 아웃트리거를 내려서 카라반을 고정함과 동시에 수평을 잡아줍니다. 뒤쪽이 약간 낮아서 뒤쪽 아웃트리거를 더 많이 올렸습니다. 이걸 수동으로 돌리면 힘드니, 전동드라이버에 복스알을 끼워서 돌리면 편하다고 하는데요, 전동드라이버 세트를 와이프님에 회사에 빌려가시더니 안가져오시네요. 뭐 돌려보니 별로 힘들진 않습니다. (어제 밤에 커플러 분리안되서 텅짹 수십번 돌리다가 어깨 나간거 비교하면... 지금도 어깨가 아파서 진동 안마기 신세를 지고 있네요)
이동식 무시동히터 세팅
무시동히터 공중 거치를 위한 프로젝터용 스탠드를 드디어 써먹게 되네요. 쭉쭉 늘려서 창문 위치까지 올려고 송풍구를 안쪽으로 넣어줍니다. 창틈을 뭘로 메꿔야 하는데, 와이프님이 집에서 담요쪼가리 좀 가져오면 막기로 합니다.
와이프님도착 후 담요와 비닐로 창문막이 공사를 하시고, 파워뱅크 연결 후 이번에 구매한 써큘레이터용 12V 팬까지 달아주니 완벽합니다.
미니 카라반이라 화장실/샤워실이 따로 없습니다. 야외 화장실을 구축해야죠. 일단 샤워텐트를 치고 포타포티를 가져다 놓습니다. 약수통에 물을 받아와서 청수통에 물을 채운 후, 응가가 잘 미끄러지라고 섬유유연제를 적당량 넣습니다. 냄새도 좋아집니다. 원래는 전용 약품을 파는데, 주문하기도 귀찮고 비싸서 보통 섬유유연제를 많이 쓴다고 하네요.
타프 전실 공간 세팅
카라반 전용 어닝룸텐트는 비싸서 따로 사지 않고, 원래 쓰던 타프쉘을 붙여봤습니다. 쓸만하긴 한데, 높이가 맞지 않아(카라반이 훨씬 높습니다) 카라반 출입문에 걸리적거리네요. 대형 큐방을 붙여서 고리에 걸어봤는데, 큐방이 금방 떨어지네요.
와이프님이 이번에 구매하신 갬성 테이블, 의자, 쉘프, 박스로 한껏 분위기를 내봅니다.
본격 캠핑 시간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고기 굽기입니다. 소고기로 시작해서 돼지 고기로...
육수를 내서 끓은 매운 오뎅탕까지...
파세코 난로는 생각보다 화력이 쎄지는 않네요. (예전에 쓰던 23H 보다 약한 느낌/)
취침
역시 이번에 구매한 갬성 담요와 쿠션으로 쫘악~ 세팅을 해봅니다.
무시동 히터는 중간정도 돌리니 너무 덥다고 하네요. 최저로 틀고 잤는데도 꽤나 훈훈했습니다. 다만, 너무 건조해져서 힘들어하네요. 다음 번엔 가습기를 꼭 구비해야겠어요.
집으로 복귀
느즈막히 일어나, 밀키트로 구매해온 부대찌개를 먹고 철수합니다. 파일럿 캠핑은 무사히 끝마친 것 같군요. 텐트가 아닌 카라반에서의 첫날밤은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2 중2 올라가는 녀석들이라...
파일럿이 끝났으니, 개학 전에 아이들과 경주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거대한 리트리버 댕댕이가 있으니, 선택지가 많지 않네요. 그래도 사이트 안에서만 있는 조건으로 입장 가능한 캠핑장을 발견해서 예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