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본래 그냥 캠핑도 많이 해보지 않았습니다. 첫 오토캠핑 이후 (타인 대비) 너무나 부족한 장비에 실망하였고, 다행히 산자락에 위치한 뒷마당이 있는 타운하우스에 이사가게 되면서 마당 캠핑 생활을 좀 했을 뿐입니다.
다시 바이크를 사고 얼마 있다가, 동호회에서 모토캠핑을 다니는 것을 보고 동참하게 되었는데요. 뭐부터 사야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자동차로 가지고 다니는 의자나 텐트는 바이크에 실리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을 막 뒤지면서 하나 둘씩 구매했었습니다. 간단하게 이렇게 결론이 나더군요.
(1) 원래 '모토캠핑'용 장비란 것은 없다. 캠핑용 장비 중에 컴
팩트한 사이즈를 사거나, 백패킹용 장비를 산다
(2) 백패킹용 장비의 무게가 가벼울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로드바이크를 생각하면 됨)
모토캠핑 전용 가방의 필요성
첫 모토캠핑갈 때의 사진입니다. 이렇게 쌓아놓고 바이크 적재용 고무줄이라는 것으로 묶었습니다.
- GIVI 40L 방수가방 : 버너, 코펠, 화로대, 접이식의자
- 대형가방 : 가스, 식품류
- 텐트, 침낭, 접이식 테이블 따로 결속
이런 가방들을 가지고 오토캠핑도 갔다가, 모토캠핑도 갔다가 하니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한 캠핑을 갈때면 또 창고에서 주섬주섬 짐들을 차에다 실었다가, 모토캠핑 갈때는 또 그중에서 무겁고 필요없는 것 골라내고 다시 싣고 이러다 보니 맨날 뭔가 빼먹기도 하고 정리하기도 매우 귀찮은거지요.
그래서, 이런 솔루션에 도달하게 됩니다.
크기가 작고 가벼운 모토캠핑용 장비들만 다 때려넣은 크고 아름다운 가방
모토캠핑때는 요 가방 하나만 가지고 가고, 오토 캠핑 갈때는 이 가방과 나머지 장비만 차에 실으면 되니까요.
그래서 100L짜리 대형 가방을 하나 샀었는데, 이건 또 너무 폭이 크기만 하고 힘없이 흐물거려서 실패...
이번에 다시 크기랑 모양을 신경써서 구해보았는데, 일단 사이즈는 잘 맞춘 것 같습니다.
(1) 타프, 폴대
약 10만원 (+폴대 별도 4만원)
봄만 되어도 낮에는 햇볕이 따갑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곳이 아니면, 타프는 필수죠. 오토캠핑에서야 무지막지한 무게의 타프스크린을 씁니다만, 이런 실리콘 코팅 타프들은 무게가 1Kg 정도밖에 안됩니다.
폴대는 미포함이라서 따로 사야 하는데, 역시 폴대도 빨간색으로 샀네요. 높이 조절 폴대라서 2미터 넘게 올라가지만, 가이 라인을 지고 나면 저렇게 지붕이 경사가 져서 내려옵니다. 밑에서 일어서서 왔다갔다 하기가 불편해요. 방법은 2가지 인 것 같습니다.
(1) 가이라인을 땅에 박지 말고, 주변 나무나 자동차등에 수평으로 연결한다
(2) 폴대를 4개 더 사서 경사면까지 확 올려버린다.
(1)은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으면 힘들고, (2)는 돈이 더 들고 짐이 늘어납니다. (듀랄루민 폴대가 생각보다 비싸요)
캠핑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장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급 백패킹 브랜드들은 가격이 안드로메다여서 가성비 높은 녀석으로 골랐습니다. 역시 빨간색! 최대 2인용이라고는 하는데, 2인 취침은 비추이고요. 무게는 제원상 2.6Kg 이랍니다.
특별히 불만은 없는데, 폴대를 이너텐트의 좁다란 대롱에 끼우는 방식이라 좀 불편합니다. 다른 분들 꺼 보니 폴대를 조립한 뒤 이너텐트에 달린 고리를 폴대에 그냥 걸면 설치가 끝나는 방식이 있던데 완전 편하더라구요.
(3) 접이식 의자
약 6만원
텐트는 잠을 잘 때 가장 중요하지만, 의자는 잠잘 때 빼고 가장 중요합니다. 맨 바닥에 앉거나 서서 있을게 아니라면 말이죠. 프레임과 천을 분리해서 작게 패킹이 가능한 의자를 사면 되는데, 풀체어(목받이 있는 것)가 편하긴 하나 패킹시 부피가 좀 큰 편입니다. 새로 오픈한 쇼핑센터 갔다가 데카트론 매장이 있길래 충동구매로 좀 더 작은 경량 의자를 하나 더 샀는데, 아쉽게도 데카트론은 청록색밖에 없네요.
(4) 에어 매트
약 5만원 (공기 주입용 에어백 포함)
바닥이 데크라면 그나마 나은 편인데, 모토캠핑은 보통 노지로 많이 다니게 됩니다.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돌도 많아요. 처음에는 자충매트를 샀었는데, 바람 빼고 말아도 너무 커서 도저히 바이크로는 가지고 다니기가 힘들었습니다. 바람을 빼면 컴팩트하게 접히는 걸로 새로 구매하였습니다. (사진을 찍어놓은게 없네요 ㅎ)
(5) 자충식 베개
약 5천원
잠자는데 베개 또한 아주 중요하죠. 잘못자면 담이 걸립니다. 자충식이라고 해서 부피가 크게 절약될 것으로 알고 산 것인데, 지금에 와서 보니 자충기능은 별로이고 부피는 접어도 큰 편이네요. 에어 매트도 결국 보통 에어 매트로 돌아간 것 처럼 컴팩트한 모토캠핑을 위해서는 일반 에어 베개로 바꾸어야 할 듯 합니다.
(6) 이소가스 버너
약 2만8천원
취사도구의 핵심 버너입니다. 이 둥그렇고 비싼 이소가스라는 것을 왜 쓰는지 몰랐는데, 날씨가 추울때 보통 부탄보다 효율이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겨울에 영하의 날씨에 캠핑을 가보니, 일반 부탄은 힘을 못 쓰더군요. 이소가스도 평소보다 화력이 많이 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사실 상관이 없어서, 컨버터를 이용해서 일반 부탄을 사용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7) 코펠
약 3만4천원
가장 작은 1인용 경질 코펠입니다. 특별한 것은 없어요. 냄비 2개, 뚜껑 겸 프라이팬 2개 끝.
(8) 조리 도구 세트
약 3만2천원
사실 이거 살때 너무 오바 아닌가 고민을 했었는데요, 그동안 칼이랑 집게 등 비닐봉지에 대충 담아다니다가 보니 항상 뭔가를 빼먹더라구요. 납작하게 생겨서 부피도 크기 않을 듯 해서 샀는데, 지금은 아주 편하게 쓰고 있습니다. 캠핑에서 수납과 정리는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모토캠핑에서는 약간 오바여서 빼놓을 짐 중 높은 순위가 될 듯 하네요.
(9) 양념통 세트
약 1만6천원
이것도 참 오바스럽긴 한데, 역시나 한번 정리해 놓으니 뭔가 정리된 느낌이 팍 들어서 뿌듯합니다. 계란 후라이때문에 식용유를 챙겨 다녔는데, 통이 생긴 김에 설탕하고 간장도 좀 넣고, 깨소금통도 있어서 깨소금도...
(10) 주전자
약 1만2천원
사실, 모토캠핑에서 커피때문에 주전자를 사다니... 생각할 수 있는데, 동호회 캠핑 나가서 이걸로 물끓여서 커피에 붓는걸 보고 질러버렸네요. 그냥 갬성입니다. 갬성...
(11) 라이터
2천원
다이소입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별도의 점화용 라이터가 필요합니다. 이왕이면 주둥이가 긴 이런 라이터가 좋더라구요.
(12) 계란 케이스
1천원
역시 다이소표. 계란을 안전하게 운반 가능해요.
(a) 화로대
약 4만5천원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화로대입니다. 철제 케이스가 바닥 받침대가 되고, 사다리꼴의 판을 펼치면 넙적한 그릇 형태가 됩니다. 위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그릴을 올려서 요리도 하구요.
(b) 설거지용품
고무장갑, 퐁퐁, 수세미 등 덩벙대다가 빠트리기 쉽죠
(c) 충전식 라이트
저가형 2만5천원, 초소형 5만원
특히나 노지캠핑이라면 불빛이 거의 없으므로 필수입니다. 테이블 위에 거치하거나, 타프 폴대 등에 걸어서 전천후로 사용가능합니다. 불빛을 중간으로 조정하면 다음날 일어나도 켜져있을 정도로 효율이 좋아요. 처음에는 저가형으로 사서 잘 쓰다가 최근에 모토캠핑 전용으로 초소형을 더 샀네요.
(d) 태양광 충전기
약 2만5천원
알리 둘러보다가 싼맛에 충동구매한 것인데, 의외로 꿀템입니다. 노지에서 휴대폰 충전하기에 딱이에요. 펼쳐서 땅에 놓거나, 사진처럼 걸어서 사용해요.
(e) 모기향 케이스
여름에 필수 아이템이죠. 모기향과 케이스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f) 팩 망치
5천원
이 무거운 걸 왜? 라고 할 수 있지만, 바닥에 팩이 안 박히는 땅을 한번 만나고 나면 더 크고 튼튼한 망치를 찾게 될 겁니다. 주변에 큰 짱돌이 없을 경우 매우 난감하거든요.
(g) 우의
2만9천원
데카트론 매장에서 접이식 의자랑 같이 샀던 것입니다. 쓸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예기치 못한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한 비상용이죠.
(h) 세면 도구 가방
7천5백원
조리 도구와 마찬가지로, 세면도구도 캠핑용으로 따로 패킹해서 놓지 않으면 매번 챙겨야 하고, 빠트리기 일쑤입니다.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구매!
(i) 폴딩 테이블 + 라이트 거치대
약 6만원
술마시고 테이블 위로 자빠져서 부셔져서 사진에는 없는데, 테이블은 의자와 함께 필수입니다. 아래처럼 생긴 것들을 많이 쓰더라구요. 가격은 생각보다 꽤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