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부지에 공사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6W 굴착기가 와서 부지 정리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된다니 미리 카라반을 아래쪽 빈땅 주인 분에게 양해를 구한 후 옮겨놓습니다. 이럴 땐 비어 있는 부지가 있는게 참 고맙네요.
칡으로 뒤범벅이 되고 잡목이 무성한 이 땅이 어떻게 정리될 지 살짝 기대가 되는데요. 아침 7시 50분쯤에 멀리서 육중한 엔진소리가 들려옵니다. 엄청난 크기의 굴착기입니다. 소위 '육따블'이라 불리는 녀석인데요. 6W 버켓용량이 0.6루베(0.6㎥)짜리이고 바퀴가 달려있어서 W(Wheel의 첫자)를 붙인 것이라네요. 육따블이라고 해서 Double?? 뭐가 2배라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W 떠블유 발음의 첫자를 딴거였어요.
버켓용량이 1루베 짜리는 '텐'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일을 시작하자 마자 거침없이 잡목부터 확 뽑아버리고 땅을 파헤쳐서 고르기 시작하는데... 우어~ 장난이 아닙니다. 이래서 장비를 쓰는 가 봅니다. 아주 옛날에는 사람들이 삽과 곡괭이로 이런 일을 했을텐데, 요새는 굴착기 장비 1대가 하루면 일을 끝내니까 정말 좋아진거죠.
입구의 잡목과 경계부분의 엄청난 칡넝쿨들이 순식간에 없어지고 둔덕들도 까내서 없어졌습니다. 여름이 이 칡넝쿨 없애겠다고 낫과 예초기로 씨름하다가 벌에 쏘이고 했던 생각이 났네요. 회장님이 힘들게 왜 그러고 있냐고, 나중에 장비오면 다 없어질거라고 하시던 것도 생각나구요.
굴착기로는 정말 못하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땅을 깎고, 흙을 부어넣고, 도저블레이드로 땅을 평탄화하고 진짜 만능입니다. 홀딱 반해서 한대 사고 싶을 정도에요.
건설, 건축하시는 분들은 아침 8시부터 작업해서 12시에 점심을 드시나봅니다. 점심1시간 빼고 오전 4시간 오후4시간 이렇게 일하니까 오후 5시면 일과가 끝나는군요. 굴착기 사장님 모시고 식사하러 다녀옵니다.
다시 봐도 이곳 경치는 정말 좋습니다. 여기서 형제봉과 청계산 정상이 보입니다. 청계산이라니까 사람들이 그건 성남에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네이버지도에 '청계산' 검색하면 4군데가 나옵니다.
식사하고 와서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도저 블레이드로 밀고 굴착기 바퀴로 왔다 갔다 눌러준 후에 또 버켓으로 꾹~꾹~ 눌러서 다듬어 주시네요.
땅이 깔끔해진 모습을 보니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도 기분이 좋습니다.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때는 알지 못했답니다)
어느정도 땅이 골라진 후, 대표님과 부장님이 오셔서 레벨을 측정합니다. 아래집에서 물매를 자기집 쪽으로 잡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셔서, 저도 확인을 합니다.
굴착기 기사님이 베테랑이신가봅니다. 눈으로 대충 잡은 물매인데, 딱 맞네요. 레벨기로 레벨잡는 법도 잘 아시는지 막 잔소리도 하시고 그럽니다. 일 끝나고 빨리 집에 가려면 잘 알아야할 것 같긴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