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콘크리트 기초 작업을 하는 날이네요. 점심먹고 열심히 차를 달려 오후에 도착하니, 이미 유로폼과 철근 각종 배관작업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유로폼(Euroform)은 대체 왜 유로폼일까요? Euro 란 유럽에서 규격화되었다는 뜻이고, Form은 거푸집(틀)을 이야기한다고 하네요. 설마했는데 진짜 유럽이 나올줄이야...
유로폼패널을 기초라인 따라 두르고 레미콘 반죽의 압력으로 터지지 않도록 아시바(비계) 파이프로 보강합니다. 바닥에 비닐하우스용 비닐을 까는데 비닐을 깔지 않으면 콘리트 반죽의 수분이 땅속으로 쉽게 빠져나가 버려서 콘크리트 강도에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상/하수도 배관을 깔아주고, 철근으로 메쉬를 짜서 구조보강을 해줍니다. 수도 배관을 보니 아예 빨강, 파랑색으로 온수/냉수 라인을 구별하기 쉽게 되어있네요. 이 배관은 CD(Corrugated Duct-주름관)관이라고 하고, 이 안에 PB(Poly Butylene)관을 넣어서 2중 구조로 설치하는데 혹시 동파 등으로 하자 발생시 콘크리트를 부수지 않고 PB관만 쉽게 교체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전선도 역시 같은 이유로 CD관 안으로 통과시켜서 설치를 합니다. 세탁기, 세면기, 변기, 샤워기, 보일러실, 싱크대마다 필요한 급수, 배수관이 잘 설치되었네요.
레미콘 : RMC = Ready Mixed Concrete
레미콘? 이름에서 딱 삘이 오는데, 일본식 약자라고 합니다. 미리 섞여진 콘크리트 반죽이라는 의미이죠. 원래 평지에서는 레미콘 한 차에 6루베(6평방미터)를 실어서 오는데, 여기는 언덕 경사가 심해서 4루베만 채워서 온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공사비가 많이 들게 되는군요.
레미콘 차가 펌프카 후면으로 도킹을 해야 하는데, 부지 폭이 좁아 차를 돌릴 수 없어서 레미콘이 아래쪽에서 후진으로 올라와서 도킹합니다.
펌프카 팔이 길어서 시즈탱크처럼 유압 팔로 튼튼하게 지지를 하네요. 웅장한 소리를 내면서 콘크리트 반죽을 기초 자리에다가 퍼붓습니다.
목조주택을 짓는데도, 이렇게 기초는 콘크리트로 해야만 하는군요. 안전을 위해서 법으로 그렇게 정했겠지요. 임야를 활용해서 건축을 할 때는 경사를 그대로 유지하고 독립기초로 짓는게 좋을텐데 그런 집들이 거의 없는 걸 보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거겠지요.
8대의 레미콘 차가 와서 붓고 나니 기초 높이까지 거의 차 올랐습니다. 펌프카 할 일은 끝나고, 인력으로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막대기로 이리저리 쑤셔서 공기도 빼고, 넓은 너까래로 상부에 평면 수평을 잡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