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세컨하우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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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전기의 인입절차

앞서 언급했듯이, 이 땅은 사전 토목공사가 되어 있지 않은 가장 끝에 있는 곳이라 전기 인입을 위해서는 추가로 전신주를 설치해야 합니다. 공사하는 동안은 임시전기를 신청해서 가장 가까운 전봇대에 연결해서 전기를 쓰고 있었지요. 거리가 멀지 않기에 전신주 설치를 위한 비용을 추가로 내지는 않았습니다. 한전에 정식전기를 신청하면 담당자가 일단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지 토지 도면을 보고 계획을 세웁니다. 중요한 것은 전봇대의 위치인데, 전봇대를 새로 세울 곳이 건추주의 땅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타인의 토지이거나 공유자들이 있는 땅이라면 동의서를 받아야 합니다. 

다행히 (일단은...) 제 땅에 세우는 것이어서 동의서 절차는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전신주 세우기

역시 아침 일찍부터 작업자분들이 몰려오셨습니다. 대형 크레인이 전봇대를 실어서 오고, 02 굴착기를 실은 트럭과 고소작업용 스카이 차 등등 5대가 한팀으로 움직이신다고 하네요. 

대형 크레인 차량에 어부바해 온 전봇대

부지가 좁아서 크레인차량을 깊숙이 건물 쪽으로 밀어넣고 이어서 02 굴착기를 내립니다. 

02 굴착기도 도착

평지가 좁고 길이 경사가 심해서 장비를 내리는데 애를 먹으시네요. 그래도 쉬크한 표정으로 언제나 그렇다는 듯 별일 아닌 듯이 척척 내리십니다. 

전봇대 매립할 위치

건물에서 전봇대 위치까지는 이미 CD관을 묻어서 지중화를 해놓았기 때문에, 전봇대에서 건물까지 공중으로 전선이 연결되진 않습니다. 인근 전봇대에서 여기까지만 공중 전선을 끌어오면 됩니다. 전봇대 매립을 위한 구멍은 금방팠고, 이 길다랗고 무거운 녀석을 어떻게 땅에 똑바로 심을까 궁금했는데 신기합니다. 크레인이 전봇대 끝을 잡고 위로 들어올리면 굴착기가 아래 부분을 잡고 구덩이에 정확히 심습니다. 

구멍을 파고 전봇대 심기

전봇대 하부에는 좌굴방지용 가로대가 붙어있네요. 지나다니면서 전봇대가 태풍에 쓰러지지는 않나 걱정을 했었는데, 하부에 저런 구조물이 달려있어서 쉽게 움직이지는 않겠습니다. 

전봇대 매립 완료 (인 줄 알았으나...)

정식 전기를 신청하면 마치 메가패스 인터넷처럼 기사분이 오셔서 뚝딱뚝딱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임시전기 설치도 그렇고, 정식전기 설치하는 과정 내내 한전 직원은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전화상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전봇대를 심는 분들은 용역업체였고, 전선을 연결하시는 분들 또한 또다른 용역업체입니다. 

 

전봇대를 옮기라는 이웃의 민원

아침 7시쯤 되었을겁니다. 갑자기 밖이 시끄러워지면서 전봇대를 설치했던 대형차량 5대가 다시 왔고, 아랫집 형님이 요란하게 초인종을 울립니다. 저를 찾아올때는 항상 저에게 뭔가 요구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된 마음으로 밖에 나가 보았습니다. 

새벽부터 총출동한 긴급 전기공사 차량들

아랫집 형님 말인즉슨... 

 

"전봇대가 너무 위압적이라 오줌을 제대로 못싸겠다. 당장 산쪽으로 옮겨라"

아니 내 땅에 내가 적당한 위치에 전봇대를 설치하겠다는데, 자기가 뭔데 꼭두새벽부터 한전 공사팀을 불려제껴서 목에 핏대를 올리고 전봇대를 남의 산 쪽으로 옮겨라 마라 하는 걸까요?

전봇대를 바라보며 분노게이지를 채우고 있는 아랫집 이웃

담벼락 사건 이후에 또다시 저에게 딥빡을 선물하는 이 분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ㅎㅎ  저도 너무 화가 나서 형님이 뭔데 남의 땅의 전봇대를 이리 옮겨라 저리 옮겨라 하냐. 산에 옮기라고 하는데 그쪽은 나중에 내가 개발할 거라서 미리 전봇대를 박아놓을 수가 없다. 라고 맞섰습니다. 

몇십분을 이야기해도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셔서, 공사팀에게 이런 경우가 있냐라고 하소연을 하니 법적으로는 옮길 의무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 아랫집에서 계속 민원을 넣으면 한전본사에서는 공사를 일단 중단시킨다고 하네요. 너무 열이 받아서 마음대로 해보시라고 소리 지르고 집에 들어와버렸습니다. 

전봇대를 1미터 후퇴하는 것으로 합의

잠시 후에 이야기좀 하자 하시길래 지리한 대화 끝에 전봇대를 뒤로 조금 물리기로 합니다. 마을 공동 지하수 관정이 있어서 어차피 차가 바짝 붙어 오지는 못하니 약간만 뺄테니 더 이상 요구하지 마시라고 하고 일단락지었습니다. 작업하시는 분들은 무슨 죄인지.. 며칠 후 다시 와서 전봇대를 옮기시는데 혀를 끌끌 차시네요. 자기들도 저런 사람은 첨본다면서... 

뒤로 후퇴한 전봇대와 꾸역꾸역 뿜어내는 이웃집 연통

쏘시개로 공사장 폐목을 태우는 저 연기때문에 매일 주변 이웃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아무리 이야기해도 본인은 들은 척도 안하면서, 이웃 땅에 전봇대는 산으로 옮겨라 마라 하네요. 쓰읍...

 

전선 연결

전봇대가 서고 며칠 후에 전선 연결팀이 오셔서 전선을 연결합니다. 

전선 연결 작업팀

가장 가까운 전봇대에서 선을 연장하는 작업이라 간단하게 끝났습니다. 그런데, 또 이날도 전기를 건물에 연결해주지 않네요. ㅎㅎ  저희가 지중화공사를 했기 때문에, 전봇대에서 땅에 올라온 전선까지는 한전이 아니라 전기공사 업체에서 해야 한다는군요. 

전기가 오다가 전봇대에서 끝났네요.

지중화전선과 전선 연결

또 며칠 후에 저희 집 전기 공사했던 업체 분들이 오셔서 전봇대까지 끌어온 전선을 지중화 전선 끝단과 연결합니다. 

전봇대에서 지중화전선을 거쳐 건물로 정식전기 인입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라죠? 계량기는 또 한전직원이 나와서 설치해야 합니다. ㅎㅎ

 

계랑기 설치

드디어 한전 직원(협력업체겠죠?)이 나와서 계량기를 달고 갔습니다. 정말 눈물나게 기나긴 여정이네요. 

드디어 정식 전기 인입 완료!!

도시에서는 전기에 대해 별 생각없이 살았는데 양평 산자락에 집을 지으려니 전기 하나도 정말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군요. 이 블로그 보시는 건축주분들은 부디 힘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문명인의 필수품 인터넷을 설치할 차례인데, 도시처럼 기사님 출장와서 연결하고 그런거 안됩니다. ㅎㅎ  저는 산자락 끝땅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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