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건축회사에서 해야 할 작업은 다 끝났습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제가 하겠다고 용감하게 선언했던 보강토 캡과 펜스에 이어 방부목 데크 설치가 기다리고 있네요.
데크 하부의 콘크리트는 건축물이 올라갈 자리가 아니라서 대충 부어 놔서 그런지 레벨링(수평)이 안되어 있고 울퉁불퉁합니다. 레이저 레벨기로 현재 상황을 측정해봅니다.
220mm~ 350mm 로 편차가 큰 편이네요. 파티오 창 바로 밑까지를 데크 상판의 높이로 결정하고 스케치업으로 대략적인 구조를 짜봅니다. 메인데크의 너비는 4.7미터, 폭은 3.5미터 정도입니다. 메인 데크 외에도 좌측 옹벽쪽에 사다리꼴 모양의 지상데크가 있고, 현관문 앞에 작은 추가 데크도 만들어야 합니다.
자재 주문
구조도를 보고 장선과 보, 데크재의 양을 계산하여 주문합니다. 양평읍 입구에 있는 목재상에 가서 결제하고 배달요청을 합니다. 건축용 자재들은 대부분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운송료에 대해 잘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주문한다면 화물 용차비를 지불해야 하겠고, 가까운 목재상에서 주문한다면 주문량에 따라 무료 또는 최소비용을 받고 배달해주기도 합니다. 제가 구매한 곳은 소량은 1만원, 일정 금액 이상(대부분 10~30만원의 자체 Rule을 가지고 있습니다)은 무료네요.
장선과 보로 사용될 2x6 방부목이 제일 많고, 소량의 2x4와 4x4 방부목 기둥을 주문했습니다. 데크 상판은 20x120짜리입니다. 겨울이라서 그런지 데크재 상태가 썩 좋지는 않네요.
오일스테인 칠하기
자재 도착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목재의 수분을 빼고 오일스테인을 칠하는 것입니다. 방부목 제조 공장에서 방부액이 든 탱크에 목재를 담가서 고압으로 방부액을 밀어넣기 때문에 보통 배송받은 방부목은 수분함량이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데크를 완성하고 나면 데크 아래의 구조물에는 오일스테인을 다시 칠할 수 없기 때문에 빗물에 썪지 않도록 모든 면을 골고루 잘 발라주어야 합니다.
오일스테인은 1회 칠하고 마른 후에 한번 더 칠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합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고 귀찮지만, 데크 하부의 보수를 할 수 없으니 처음부터 신경을 써야겠죠.
그럼 데크 하부를 아연 각 파이프로 하면 더 튼튼한거 아니냐? 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검색을 해보았는데 각파이프로 시공을 많이 하시는 분은 나무 구조는 무조건 썪으니 각파이프가 좋다고 하고, 나무로 시공을 많이 하시는 분은 아연 파이프라고 녹이 안스는게 아니다. 잘 시공하면 결국 다 똑같고, 금속은 나무랑 열팽창율이 달라서 나무데크는 나무로 구조를 짜는게 좋다... 이런 의견이 많은 것 같아요.
저도 금속보다는 나무작업에 익숙하기도 하고, 열팽창율 이론(?)에 묘한 믿음이 가기도 해서 나무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용접기도 가지고 있어요. 파이프 작업을 못하는건 아닙니다)
사각틀 만들기
오일스테인 건조가 끝나면 제일 먼저 사각틀을 만듭니다.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위에서 2x6 방부목으로 직각과 수평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쉽진 않았네요. 직각은 줄자로 대각선 길이를 재서 맞추었고, 수평은 중앙에 레이저 레벨기를 켜놓고 맞췄습니다. 지지목을 작게 잘라서 놓고 레이저 눈금에 맞춘 후에 피스를 박아서 고정합니다.
레이저레벨기의 라인이 햇볕이 드는 곳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해질 무렵부터 해진 후 밤에 작업을 하게 되네요. 밤이 되면 레이저 라인이 아주 잘 보입니다.
장선의 양끝에 400mm 간격으로 메가타이 철물(장선 지지대)을 설치합니다. 바깥쪽에서 피스를 박아도 되긴 하는데, 벽에 붙은 쪽은 그렇게 나사를 박을 수 없으니까요. 장선 걸이용 철물은 JH24 JH26 JH28... 이렇게 부르는데 JH는 Joist Hanger 의 약자인 것 같고, 뒤의 숫자는 목재의 규격이겠죠. 2x6 장선이니 JH26으로 구매하였습니다.
장선, 멍에, 기둥 설치
사각틀을 가로질러 장선(Joist)들을 걸어줍니다. 철물을 미리 박아놨으니 어려운 작업은 아닌데 100% 곧은 나무는 없는지라 중간 중간 뻑뻑해서 안들어가는 곳이 있네요.
장선을 모두 걸고 나면, 장선들을 받쳐 줄 멍에를 장선 바로 아래에 가로질러 설치해줍니다. 장선은 400mm 간격으로 다소 촘촘하지만 멍에는 대략 1미터 간격으로 넓게 설치하는데 기둥 양쪽으로 2개를 붙여서 놓습니다. 작업 해놓고 보니 구조적으로 아주 튼튼한 것 같습니다.
멍에를 놓을때 4x4인치 기둥을 놓고 양쪽에 멍에를 붙여서 놓습니다. 그리고 기둥의 아래 쪽에는 기둥 고정용 철물을 이용해서 기둥 아래쪽을 신발처럼 감싸 주었는데요. 콘크리트와 나무가 접하는 곳에 물이 닿으면 나무가 썪는다는 글을 보고 걱정이 되어서 나름 머리를 써서 고안한 방법입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이럴 때 쓰라고 '씰실러'라는 부자재가 있더군요)
멍에가 장선들을 확실히 받쳐주도록 멍에를 최대한 들어올려 밀착시키면서 기둥에 피스로 튼튼하게 박아줍니다.
장선과 멍에의 구조에 대해서는 아래 유투브를 참고했습니다. 즐겨보는 채널인데, 흥도 많고 작업도 아주 잘 하시는 듯 합니다.
드디어 데크 상판을 덮을 차례입니다. 피스를 박기 전에 일단 자재들을 쭉 놓아봅니다. 목재의 크기도 정확하게 120mm가 아니고, 사각틀도 정확하게 모든 부분의 치수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 혹여 상판 자재를 한쪽에서 붙여나가다가 마지막에 가서 잘못될 수 있어서입니다. 그런 오차들을 중간의 틈을 이용해 적절하게 무마(?) 시킵니다.
방부목은 차후에 함수율이 낮아지게 되면 부피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바짝 붙여서 시공합니다.
데크용 방부목을 장선에 피스로 고정해야 하는데, 상판을 다 덮은 상태에서는 장선이 보이지 않아 피스를 정확한 위치에 박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리 장선의 양 끝에 400m 간격의 장선라인을 표시해 두었다가, 상판을 다 덮은 후에는 양 끝에 표시해 둔 점을 이어서 먹줄로 튕겨줍니다. 이 먹줄에 피스를 박으면 되니 선도 가지런히 맞고 아주 편합니다.
먹줄에는 먹물을 쓰는 타입과, 분필처럼 가루를 쓰는 타입 2종류가 있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토대를 올릴때라던지 나중에 지울 필요가 없을 때는 먹물을 쓰고, 데크 작업처럼 작업 후에 지워야 할 경우는 초크타입을 쓰는 것 같습니다. 먹통 안에 가루를 채워 놓으면 실이 나오면서 초크를 묻혀서 나옵니다. 줄을 팽팽하게 한 후에 잡아당겨서 탁~ 하고 놓으면 위의 사진처럼 나무 위에 라인이 그려집니다. 가루이기 때문에 손으로 문지르거나 물로 닦으면 쉽게 지워집니다.
상판을 올리고 나니 제법 멋져보입니다. 그런데 계속 보고 있으니 뭔가 허전하네요. 테두리가 없어서 그런가? 남은 방부목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붙입니다. 모서리는 45도 각도로 쳐내서 서로 맞물리게 잇습니다.
테두리를 데크 상판보다 살~짝 1~2mm 높여서 마감해주었습니다.
현관 앞 미니 데크
현관문 앞에도 작게 데크를 해야 하는데, 파티오 창보다 밑으로 많이 내려가야 하네요. 그래서 한단 아래로 낮춰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코너에 시멘트 찌꺼기가 두꺼워서 그거 깨느라고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메인데크에서 작업을 해본데다가 크기가 작아서 별 어려움없이 작업을 했네요.
현관 앞 미니 계단
데크를 만들고 나니 시멘트 기초 높이 때문에 현관을 오르내릴 때 너무 힘이 드네요. 현장에서 쓱쓱 급조 스케치를 하고 간단하게 계단을 만듭니다. 남은 자재를 이용해서 제작하다 보니 약간 이상한 방식이긴 하지만 나름 튼튼하게 만들어보았습니다.
남은 자재로 대충 뚝딱뚝딱~
마느님께서도 이만하면 훌륭하다 하시네요.
데크 완성
드디어 데크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할 짓(!)이 아닌데, 명절에 부모님께서 오셔야 해서 급하게 진행하게 되었네요. 대형 가제보까지 설치하고 나니 제법 분위기가 사는 것 같습니다.
이 맛에 셀프작업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나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자아도취 하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