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데크를 만들고 나서 숨을 좀 돌린 뒤 진짜 따뜻한 봄이라고 할 만한 4월이 찾아왔습니다. 아랫집 때문에 급하게 막아두었던 청계산 방향의 맨땅에도 데크를 만들기로 합니다.
부지의 형태가 삼각형이어서, 건물을 짓고 남은 자리가 사다리꼴 모양입니다. 여기를 어떻게 하나 고민을 했는데 아래처럼 벽체에 앉을 수 있는 벤치를 만들면 벽체 보강의 역할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마느님도 너무 좋아했지요.
스케치업으로 대략 밑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자재를 산출해봅니다. 목재로 뭔가를 만들때 형상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거나 자재량을 산출할 때 스케치업으로 대략 그려보면 매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남에게 작업물을 설명할 때 큰 위력을 발휘하지요. 마우스로 휙휙 회전시켜서 3D로 보여주면 '오~~~' 이런다니까요? (저희 마느님만 그런건지?? ㅎㅎ)
자재 구입 : 기초석, 2x6 방부목, 120 데크재
12피트(3.6m) 2x6 방부목 12개와 120 방부목 데크재 30장을 배달시켜서 받고, 기초석을 직접 사왔습니다.
전원주택에 산다면? 픽업트럭은 필수입니다. 주택에서 뭔가 사부작거리려면 돌이나 흙, 꽃나무 같은 것을 직접 실어올 수 있어야 합니다. ^^ 이때는 코란도 스포츠를 타고 있었네요. 하드탑이라 비는 안맞지만 짐 넣고 뺄 때 굉장히 불편해요. (중고로 사다보니 원치않는 옵션이 딸려오기도 합니다)
주춧돌과 장선 놓기 : (feat) 곡괭이로 땅파기
데크 상판을 올리기 위한 장선을 설치하기 위해 장선을 걸어줄 기준틀을 콘크리트 기초에 부착해야 합니다. 현 상태는 목수분들이 가림막이 넘어가지 않게끔만 임시작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부 보수 및 철거 후 재시공이 필요합니다.
펜스 DIY 설치로 다져진 몸!! 그까이꺼 앙카 2개쯤이야 식은죽 먹기죠. 사정없이 땅땅땅~ 박아서 장선을 지지할 나무를 추가로 달아줍니다. 그런 다음, 반대쪽 장선이 걸릴 가림막 쪽에도 장선이 걸릴 긴 지지대를 레이저수평기로 수평을 잡아 달아줍니다.
일단 시험적으로 장선 2개를 설치해봤는데요. 이거 땅 파는게 장난아니게 힘드네요. 4월이라 땅이 언 것은 아닌데, 보강토 조성 후 5년 정도 지나다보니 공극없이 아주 잘~ 다져져서(?) 삽이 잘 안들어가네요. 거기다가 흙 속에 큰 돌들이 굉장히 많이 섞여있어서 삽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결국 곡괭이를 가져와서 큰 돌들을 사랑니 뽑듯이 뽑아내면서 작업했습니다.
나무와 콘크리트가 접하는 부위에서 부후되기 쉽다는 글을 보고 메인 데크에서는 지지 기둥에 메가타이 철물을 사용했는데요. 여기서는 씰실러를 이용해서 기초석과 지지기둥이 직접 닿는 것을 막아줬습니다.
장선 길이가 3미터를 넘어가는 곳은 중간에 꿀렁거리지 않도록 2곳에 지지대를 만들어주고 바로 옆 장선은 약간 위치를 엇갈려서 지지해줍니다.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기 위해 적절(?)하게 지지포인트를 선정해줬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 보다 시간이 3배는 더 걸린 것 같은데, 이게 다 땅파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랍니다. -,.-
포치가 있는 쪽 바닥도 사각틀과 장선을 걸어줍니다. 포치 바닥을 약간 넓게 쓰기 위해서 사각틀을 좀 길게 빼주는 꼼수(?)를 썼습니다. 앞쪽으로 튀어나온 장선은 아래쪽 데크에 지지대를 세워서 힘을 받게 하고 데크재로 덮어서 마무리합니다. 아파트에서 베란다 확장하듯 실평수를 확장한거지요.
위 사진은 작업을 위해 약간 틀을 앞쪽으로 당겨놓은 것이고, 저렇게까지 많이 앞으로 빼지는 않았습니다.
벤치 뼈대 세우기
바닥 장선을 다 걸고 나서는 가림막 벽에 벤치를 위한 뼈대들을 세워줍니다. 어느 높이가 적당할 것인지 제 몸에 맞춰서 대략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높이를 결정합니다.
벤치는 바닥만큼 힘을 받지는 않을 것 같아서, 2x4 남는 자재로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2x6가 생각보다 비싸기도 하고 바닥을 튼튼하게 만들다보니 별로 남는 것이 없네요.
데크상판 오일스테인 바르기
자... 뼈대가 다 만들어졌으니 피부(?)라고 해야 할까요? 데크 상판을 올릴 차례입니다. 볕 좋은 날 앞/뒤로 뒤집어가며 투명 오일스테인을 1회 칠하고, 조금 마른 후에 2회차 까지 칠해서 말려줍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직사광선을 직접 받는 곳에서는 투명 오일스테인이 자외선을 막는 기능이 약해서 좋지 않다고 하네요. 후에 포스팅 하겠지만, 썬룸을 제작하면서 변색과 변형때문에 싹 재시공을 하게 됩니다)
데크 상판 깔기
이제 작업의 막바지이면서 가장 신나는 순간입니다. 오일스테인 작업이 끝난 데크재를 장선 위에 착착착 걸고, 먹줄을 튕긴 후 나사못으로 따르륵~ 따르륵~ 박아줍니다.
빨간색 초크줄을 탕~ 튕겨서 줄을 그은 뒤 나사 못을 줄에 맞춰 박다보면 TRANS 상태에 빠져 흥얼 흥얼 거리며 작업을 하게 됩니다. 데크 중간에 공작단풍이 있는 자리는 예쁘게 비워줍니다. 저희가 구매한 나무중에 이놈이 젤 비싸요.
가림막 쪽이 사선으로 되어 있어서 커팅에 애를 좀 먹었습니다. 경사도를 재서 그 경사 각도대로 각도절단기로 커팅을 해야 했지요. 각이 딱 맞는 걸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래티스로 마무리하기
상판을 다 깔았지만 아직도 끝난게 아니에요. 저는 끝내고 싶었으나 마느님이 가림막 후레임이 너무 끔찍하다고... 이쁘게 가려달라고 생떼를 쓰셔서 어쩔 수 없이 뭔가로 막기로 합니다.
래티스는 방무목재질과 PVC재질 2가지가 있는데 저는 나무의 자연스런 느낌을 좋아하니 나무로 작업합니다. 래티스는 테두리를 둘러줘야 하는데 그것을 U캡, H캡 이렇게 부르네요. U캡은 위 사진처럼 막힌 테두리에 쓰이고, H캡은 래티스와 래티스를 이어줄 때 쓰는데 PVC와 달리 목재 래티스용 H캡은 없는 듯 해요.
45도 컷으로 이쁘게 테두리를 짠 뒤에 벽에다가 팍~팍~ 꽂아서 고정해주면 진짜 작업 완료입니다!!!
차양막을 치고 캠핑용 의자도 가져다 놔 봅니다. 아주 멋지네요.
이렇게 집 외부의 모든 데크공사가 완료되었네요. 하지만 아직도 할일은 끝도 없이 남아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