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세컨하우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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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귀국하고 나서 며칠 있지 않아, 이상하게 뒷다리를 들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아뿔싸... 이거 해피가 뒷다리 슬개골 나갔을 때 딱 그거인데?  아니나 다를까, 병원에 가서 촉진과 엑스레이 검사를 해보니 슬개골 탈구 1~2기라고 하더군요. 원래 대형견은 뼈도 크고, 무릎뼈의 골도 깊어서 어지간해서는 슬개골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심하게 넘어지거나 미끄러지거나 해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질 경우 빠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일단 관절 영양제와 진통제를 먹으면서 체중도 줄이고 최대한 움직이지 말고 안정을 취해보고 추이를 보자고 하셨는데, 2주 정도 지나도 증상이 더 악화되어 결국 수술하기로 결정.

의사 선생님이 원래 혼자 계시는데, 4월 17일 퇴근 후 시간으로 수술시간을 잡고 후배를 불러서 같이 한다고 했습니다. 

 

그... 런... 데...  바로 전날인 4월 16일에 한바탕 구토를 하더니 밥을 먹지 않는 뽀리...

뽀리 사랑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누라가 들쳐업고(차에 싣고)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해보니 무려 코로나 장염?! (지금 유행하고 있는 호흡기 전염 코로나와 관련 없음) 

닝겔 맞고, 약 처방 받고 슬개골 수술은 2주 연기! 

 

그래도 파보가 아니라 코로나라 다행인거냐?! 갑자기 40만원 훌떡~

 

 

비싼 시져 캔을 먹으며 호텔생활을 하신 김뽀리

그래도 짐승같은 회복력으로 며칠 안가 안정을 찾기 했습니다. 생후 2년이라, 자가 치유능력이 대단한 모양이에요. 으이그 웬수!

 

병원에 데리고 다니기 위해 거대한 켄넬도 구입.  큰딸이 '링' 오마쥬 시전중

덩치만큼 돈도 많이 들어갑니다. 사료부터 병원비, 켄넬까지 뭐든 말티지의 2~3배를 훌쩍 넘는군요. 이런 등꼴 브레이커가 없어요. 

 

수술 전 다리 털을 밀었어요.

대망의 수술 날. 전동 바리깡으로 다리털을 다 밀고 병원에 왔습니다. 8시쯤 수술을 도와줄 의사 선생님이 도착하고 나서 뽀리를 건네주고 나왔는데 기분이 묘합니다. 밤 11시경이나 끝난다고 집에서 기다리면 전화준다네요. 나중에 수술 끝나고 보니 앞다리 양쪽에 털이 밀려 있더군요. 주사를 위한 카테터를 오른팔 털을 밀고 꽂아 놨는데, 잠깐 선생님이 다른데 보고 있는 동안 냉큼 입으로 잡아 뜯어서, 반대쪽 다리 털 밀고 꽂음... OTL 

 

슬개골 수술은 몇 가지 방법이 있고, 동영상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무릎 관절 뼈의 홈을 깊게 파서 슬개골이 쏙 들어가게 하는게 전통적이고 확실하긴 하지만, 뼈를 깎아내면 회복이 더디고 아직 생후 2년인데 뼈를 깎아내는게 좀 우려스러워서 뼈를 안 건드리는 수술을 권하시더라구요. 

늘어난 인대는 절개해서 짧게 정리하고, 뼈에 구멍을 뚫고 강한 실을 걸어서 슬개골의 위치를 바로잡고 돌아간 다리 관절을 정상 각도로 잡아주는 건데요. 실이 끊어지지만 않는다면 아무래도 회복과 재활이 빠른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단점은, 격렬한 움직임으로 실이 끊어지면 결국 전통적인 수술법으로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거겠죠. 말티즈 해피가 뒷다리 슬개골 양쪽을 다 이 수술법으로 했던 터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왼쪽이 수술 직후, 오른쪽은 이틀 정도 지나서

병원 전화를 받고 냉큼 달려가 뽀리를 받아왔어요. 뜯어 발길걸 예상해서 넥칼라를 2종류 구매해서 병원에 놔두고 왔는데, 좀더 유연한 소재의 파란색 넥칼라는 장착하자마자 훌러덩 잡아 뜯어서 딱딱한 넥칼라로 장착됨. ㅎㅎ  뭘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는 김뽀리입니다. 

처음 2일간은 얼마나 아픈지, 켄넬에서 나오지도 않고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어요. 거의 하루 한번 억지로 꺼내서 오줌만 간신히 뉘이고 집어 넣었는데, 집어넣기도 힘들었네요. 아프다고 난리쳐서...

 

쪼금 상태가 좋아지고 나서는 파란색 넥칼라로 바꿨는데, 이것이 좀 작아서 입으로 붕대풀고 상처를 낼름낼름 핥는 바람에 도로 거대한 넥칼라로 회귀했어요. ㅎㅎㅎㅎ.  징허다 김뽀리!!!

 

 

아침에 마누라가 이거 찍어서 보여주는데 다들 배꼽 빠지고 난리났네요. 잔디탐색견?  잔디탐색 우주인?!!

 

 

3주만의 외출!  약간 절뚝 대지만, 수술 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습니다. 

3주간 넥칼라에 갇혀 살다가, 드디어 이번 월요일부터 재활 산책을 시작했네요. 을매나 좋아하는지 아주 그냥 입이 귀에 걸렸어요. 재활에 2-3개월은 걸린다고 하던데 일주일 지난 지금 약간 좋아진 기미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기분 탓이려나요 ㅎㅎ)

 

제발 아프지 마라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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