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밴 카라반의 제원이 750Kg 이라서, 소형 견인 면허가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카라반에 짐을 실으면 750Kg이 오바될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혹시 더 큰 카라반을 끌게 되면 필요할 것 같아 지금 따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로트럭 시뮬레이터2 게임으로 트레일러 후진 연습을 좀 해봤기에, 학원에 가지 않고, 일단 면허시험장에 바로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유투브 동영상도 이것 저것 찾아보구요. T자 방향전환만 통과하면 나머지는 껌이고, 어느정도 공식이 있었습니다.
- T자 들어갈 때 좌측 바퀴와 검지선 1미터 간격 유지 후, 최대한 앞으로 전진
- 앞바퀴 오른쪽으로 최대한 꺾고 후진 하다가, 트레일러 앞 수직철봉 3번째가 후미와 겹치면 정지 후 핸들 반대로 이빠이 꺾고 다시 후진
- 트레일러 왼쪽 후미가 검지선 1미터쯤 근접하면 전진하면서 핸들 풀어서 정렬
- 일자로 후진하면서 뒤쪽 검지선에 접촉 (트레일러가 튀어 나오는 방향으로 핸들을 감아서 일자 유지)
- 우회전으로 빠져 나가기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보았는데, 소형견인을 볼 수 있는 시험장은 특별시와 도별 1개씩 밖에 없네요. 경기도권은 서울이나 인천에서 볼 수 있는데 날짜가 좀 멀리 있어서 강원도 춘천으로 예약했습니다. 응시료는 2만원... (학원은 20만원 넘죠 아마??)
날씨가 좋아 신나게 달려봅니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못달리니 어딘가를 빨리 가야할 때는 바이크가 참 불리하긴 합니다. 바이크에 대한 차별은 언제 없어질지...
민원실에서 서류를 받아 신체검사를 받고 시험코스로 갑니다. 이미 면허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전산망에 증명사진이 업로드 되어 있어서, 사진이 필요 없네요. 합격해서 신규로 면허증을 발급받을 때 최근 사진 1장이 필요한거였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시험장은 한산합니다. 구난/소형견인 시험장으로 한참 걸어갔네요.
춘천에서 소형견인 시험보시는 분들은 총 8명이네요. 감독관 분께서 주의사항을 설명해주십니다.
시험보는 꿀팁을 알려주시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 후진하다가 견인차와 각도 너무 꺾이면 파손되서 다음 사람 시험 못보니, 너무 꺾였다 싶으면 감독관님이 '스톱!!!!'을 외쳐주신답니다. 제가 8명중 6번째인데, 앞에서 파손되지 않기를 빌었네요. ㅎㅎ
그런데, 시험용 차량을 보고 멘붕에 빠졌습니다.
공식에 등장하는 트레일러 앞쪽에 붙어있는 철봉 프레임이 없어요?!?!?!?!?!
후사경으로 견인차 후미와 트레일러 철봉 3번째가 만나면 정지해서 어쩌고 해야 하는데 그게 없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감독관님한테 몇분이 따졌는데, 감독관님은 그런걸 왜 나한테 이야기하냐고. 난 그런거 모른다고 잡아떼시네요.
이미 카라반을 몰고 계신 분들도 있고, 시골에서 트랙터도 몰아보셔서 그런지 톱질 좀 해서 다들 통과하시네요. 제 앞에서 1분 탈락하셨어요. 처음 진입할 때 최대한 앞쪽으로 붙질 않아서 진퇴양난에 빠지신 듯 합니다.
저도 처음 후진할 때 트레일러가 잘 꺾이지 않아서 엄청나게 당황했습니다. 앞/뒤로 3-4번 톱질해서 겨우 트레일러를 제대로 꺾었네요. 시간초과가 된 것도 같은데, 검지선을 안밟았으니 뭐 그래도 90점 통과죠?
제가 손수 찍은 증명사진 1장을 건네주고 몇분 기다리니 바로 새 면허증이 나옵니다. 강원도경찰청장님이 주신 면허네요. ㅎㅎ
면허가 실력을 자동으로 주진 않지만, 뭔가 뿌듯하고 안심이 됩니다.
학원에 안가고 직접 시험장에 도전하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