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세컨하우스 라이프

반응형

아버지는 노령으로 장거리 운전을 못하십니다. 정읍 선산 땅문제로 내려가자고 하시네요. (김기사 서비스 예약)

내려간 김에 풀도 좀 자를겸 양평에 던져둔 예초기를 챙기러 가봅니다. 날이 좋아서 베스파를 데리고 갑니다. 

울창한 숲에 마음이 정화

언제봐도 기가 막힌 양평 청계산 뷰입니다. 빨리 건축허가가 나야 할텐데...

양평 청계산 뷰

이제 막바지일 듯한 두릅 수확도 해봅니다. 지난번에 10주 정도 강원도에서 옮겨 심었는데, 제법 한주먹정도 먹을 양이 나오네요. 

그날 저녁 데쳐서 먹었습니다.

 

이렇게 길쭉한 걸 날라보기는 처음

창고에서 예초기를 꺼내서 짐대에 묶어봅니다. 고무밴드 2개로 단단하게 조이고 또 조입니다. 집까지는 무사히 왔는데, 날씨가 좋다고 반팔입고 간게 실수였네요. 팔이 홀라당 빨갛게 타버렸어요. 

오랜만에 내/외부 세차

아버지를 모셔야 하기에, 차도 때빼고 광을 내봅니다. 

볼일이 많으니 집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자시는 아버지 문자때문에 잠시 뒷목을 잡고, 일찍 잠을 청합니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

아버지가 젊은 시절 근무하셨던 정읍 법원

약간씩 졸긴 했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덕에 별일 없이 정읍에 도착했습니다. 아버지가 일하셨던 곳인데 현재는 신축 건물이라고 하네요. 예전에 할머니 계실 적에 선산 인근의 여러 필지의 토지를 구매했는데, 워낙 오래전이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못했던 필지가 있다고 합니다. 나라에서는 이렇게 상속이나 매매를 하였으나 어떠한 사유로 이전 등기를 하지 못한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양성화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법을 통해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것 같네요. 이번 특별조치법 시행기간은 2020.8.5 ~ 2022.8.4 까지 2년간이라고 하네요.

저희 선산 미등기 땅의 매도인은 이미 사망하고, 상속자가 나타나지 않은채로 수십년이 흐른 상황인데 우습게도 나라에서는 그 땅의 '사실상' 소유주가 저희 아버지라고 결론을 내리고 재산세 고지서를 계속 발부하고 있는 상태이고, 아버지는 충실하게(?) 납부하고 있는 상태이죠. 

시청에서 특별조치법 관련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시청에 비치된 신청서를 보니, 보증인 4명의 도장을 받게 되어 있고 지정된 법무사를 통해 처리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여기서 보증인이란, 특별조치법 시행을 위해 특별히 교육받은 분들로, 주로 마을의 이장님들이라고 하네요. 마을의 원로들이 '어.. 그땅 사실 아무개 땅이 맞아...' 라고 동의를 해주는 형식인가 봅니다. 

매매가 이루어졌으나 소유권이전 등기를 하지 않았고, 매도인이 사망하여 현재는 '미등기' 상태의 토지가 되었다는 증명을 추가로 발부받아 첨부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법무사님께서 잘 처리하기를 기도하는 것...

 

벌초, 예초기 가동

서류처리는 끝났으니, 선산으로 향합니다. 아버지가 간단하게 챙겨오신 제사 용품으로 제사를 먼저 지냅니다. 

낮에는 이제 완전 여름

완전 무성하진 않지만 지저분하게 보여서, 온김에 다듬고 가야겠네요. 

그런데, 예초기 구매한지 3~4년쯤 된 것 같은데, 하필 이런 타이밍에 커터줄이 다 닳아버리다니... 

구매할 때 커터날 한Roll를 사긴 했지만 갈아끼워본 적이 없어서 좀 당황했지만, 우리에겐 너튜브가 있으니까... 

금방 해결합니다. (이런걸 척척 해내는 아들 칭찬 하실만도 한데, 칭찬에 인색한 우리 부모님들...)

커버 빼고, 구멍 정렬하고, 와이어커터 넣고, 돌리고, 재조립

동영상 보니 한번만 해보면 누구나 알 정도로 쉽네요. 다만, 제조사에 따라서 약간씩 구조나 표시 기호가 달라서 그점은 좀 주의해서 봐야겠습니다. 

다 썰어버릴테다!!!

예초기하면 아버지는 휘발유 예초기만 아셔서 무겁고 위험걸로 아시는데, 부탄가스로 작동하는 이녀석은 휘발유냄새 걱정없이 아주 편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2행정 엔진이라 엔진오일이 소모되긴 하지만 조그만 오일통에 따로 부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좌) 예초기 돌리기 전 (우) 돌린 후

본격 제초 철이 아니라 설렁설렁 했지만, 그래도 깔끔해졌습니다. 

(좌) 예초기 돌리기 전 (우) 돌린 후

아카시아는 정말 빨리, 많이 자랍니다. 굵어지면 피곤하니 보이는대로 톱으로 썰어서 한쪽에 쌓아둡니다. 

아카시아는 박멸대상

 

뿌듯한(?) 표정의 아버지

복귀길도 졸음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힘들었습니다. 몇번 졸음쉼터에 세우고 쪽잠을 청하면서 올라왔네요. 아버지를 뒷자리에 태웠기에 망정이지 옆자리에 탔으면 심장이 벌렁벌렁 하셨을거에요. (아들이 눈을 감고 운전하고 있어!!!)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