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일로 예정되었던 정규 교육과정 마지막 날입니다. 7일차에 마무리 못한 외/내장 작업을 끝내느라 분주합니다.
외장 마감
하얀 Tyvek이 점점 가려지면서 짙은 삼나무로 뒤덮여 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니, 왠지 전문 목수가 된 기분이 듭니다. 이제 8일차 쌩초보 목수인데 말입니다.
작업하기가 까다로운 창문 부분을 지나면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순식간에 건물 맨 위까지 작업이 끝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맨 윗줄은 남겨놓으라고 하시네요. 뭔가 또 교육할 것이 있나봅니다.
# 서까래 벤트, 버그스크린
지붕의 맨 위쪽은 사이딩으로 틀어 막으면 안되고, 서까래 벤트에 공기가 통하도록 사이딩을 따내줘야 한다네요. 목조주택은 숨을 쉰다고들 하는데, Tyvek도 공기와 습기를 통과시키고 지붕도 공기가 통하도록 되어 있어서 굉장히 신기합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공기가 '통해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벤트 자리를 크게 따낸 다음에는 방부목을 된 레인스크린을 작게 잘라서 덧붙인다음 버그스크린 작업을 해줍니다. 이래야 천장 서까래 벤트 안으로 벌레가 들어가지 않겠지요. 나중에 건물의 모서리 부분에는 몰딩을 대서 깔끔하게 마감한다고 합니다.
Shed 지붕의 아래쪽과 위쪽 모두 동일하게 작업을 해야겠지요.
# 몰딩 마감
까만색 오일스테인을 발라놓은 나무로 마지막에 몰딩을 붙이게 되는데, 뭔가 2%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면서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러프 스케치 후에 사인펜으로 최종 라인을 그리는 기분이랄까요?
지저분한 이음새를 가려주면서, 시각적으로도 깔끔하게 포인트 역할을 하는 몰딩작업의 매력!
내장 마감
바깥에서 외장 마감이 이루어질 동안, 내부에서는 삼나무 합판 마감, 주방 타일, 창문 잼보드 작업이 한창입니다.
# 삼나무 합판
창문, 콘센트, 전등, 수전 위치등을 일일이 따내가면서 삼나무 합판으로 내부를 모두 덮는 작업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이 듭니다. 따낼 위치를 정하고, 표시하고, 따내고, 본드바르고, 붙이고, 타카를 박습니다.
합판을 붙일 때 비닐팩에 든 목공용 본드의 귀퉁이를 조금 잘라내고 짜서 써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본드팩을 손으로 움켜쥐면서 일정한 양이 지속적으로 나오게 해야 하는데, 구멍이 막힌 느낌이 나면서 본드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힘껏 쥐어짜느라 손아귀만 엄청 아픈데요. 한참 삽질 하다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본드가 나오는 구멍을 나무에 밀착하면 안되고 1~2mm 정도 띄운다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짜면 아주 잘 나옵니다! 이런 단순한 것을을 쉽게 말로 알려주면 좋을텐데, 작업에 숙련되신 분들도 이걸 말로 잘 설명을 못하시는 것 같아요.
# 창문 잼보드(Jamb)
목공 팀장님이 '잼보드'라고 하던데, 영어로는 Jamb이라고 하네요. 창문 개구부에 북미'식' 창호를 끼워서 수평을 잡고, 틈새에 우레탄폼을 쏴서 기밀작업을 한 상태인데요. 개구부 따낸 곳이 사실 깔끔하지 않아요. 마감용 깔끔한 나무로 상/하/좌/우에 벽보다 살짝 튀어나오게 판때기를 대는데 이걸 Jamb이라고 하네요. 이 작업을 해야 비로소 창문 작업을 다 한 것이 됩니다.
골조와 외장 작업이 선이 크다면, 내장 작업은 세밀하고 자질구레 챙길 것이 많은 느낌입니다. 내부 마감을 보조해주시는 목공 강사님께서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차에서 공구를 꺼내서 교육생들에게 빌려주시는데, 중형차 트렁크에 꽉 찰 정도네요. 대략 얼마정도 들었냐고 물으니, 어림잡아 1500만원??? 정도라고 하시네요.
# 주방 타일
주방만큼은 물과 기름이 튀는 곳이기에 타일로 마감을 해야겠지요. 타일 강사님께서 화장실 작업 이후에 주방에도 타일 본드를 발라놓고 교육생들에게 붙여보라고 합니다.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의 좋은점이죠. 뭐든 다 직접 해본다! 타일 붙이고 퉁~퉁~ 치고 고무망치로도 치고~
8일 정규 과정 수료식
이렇게 8일차 교육도 저물었습니다.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져서 지붕마감, 현관문, 화장실문, 바닥공사가 덜 끝났습니다. 일정상 참가 못하시는 분들 제외하고 금, 토 2일간 추가 교육을 하신답니다. 8일 교육이 너무 빡빡해서 다음 기수부터는 정규 과정을 10일로 늘려서 하시겠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