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님과 벽지를 고를때 의견 차이가 있었습니다. 짧으나마 건축학교에서 목주주택이 습기를 관리하는 방식을 배워 온 저로써는 애써 목조로 집을 지어놓고 공기와 습기가 통하지 않는 실크벽지로 내부를 마감한다는 것이 영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이쁘기로 치면 실크벽지가 색깔이나 패턴이 이쁜게 많아서 마님은 아무래도 실크벽지가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것들은 대체로 양보하는 편인데, 벽지 만큼은 제가 고집을 피워서 일반 합지로 결정을 했습니다.
벽지가 벽에 안붙어 있어? - 띄움 시공
분당에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모든 공정을 다 지켜볼 수는 없네요. 오전에 도착했더니 이미 벽지를 많이 붙이고 계셨어요. 대부분 흰색이고 방만 약간 파란색 계열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요새는 도구가 시간을 줄여주고, 시간은 곧 돈이지요. 어디서나 자동화된 기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수 작업이나 아주 작은 양일 때는 그냥 수작업으로 풀을 바르기도 하는데, 양이 좀 되면 기계가 있어야 하루에 작업이 척 하고 끝납니다. 벽지를 바르기 전에 석고보드가 만나는 곳에 테이프를 바르고(이것을 조인트 테이프라고 한다는군요), 전체적으로 부직포같은 것을 대는데 벽지를 석고보드에 다 붙이는게 아니라 끝부분만 풀을 발라서 가운데 부분은 살짝 떠있는거라고 하시네요.
석고보드 등 표면이 아주 매끄럽지 않은 상태에서 합지를 전체적으로 붙이면 표면의 요철들이 벽지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만약 다 붙이는 방식으로 하려면 전체적으로 퍼티작업을 해야 하나 봅니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절충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