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라는 직업을 알게 된 후, 나무에 관심이 생겨 이것 저것 책을 좀 읽어봤습니다. 나무를 원래 좋아라 하지만, 이름을 외우거나 잎사귀의 모양까지 외우거나 하지는 않았는데요. 책을 읽고 나니, 나무들에 대해 더 관심이 많이 생기네요. 율동공원에는 꽤 많은 종류의 나무가 있고, 친절하게 팻말도 걸려 있습니다. (없는 나무들도 있지만)
오늘은 나무들의 이름을 한번 훑어보자! 라는 다짐으로 철부지 댕댕이 보리와 함게 산책을 나서봅니다.
#히말라얀시다
세계3대 정원수라는 '히말라얀시다'를 초입에서 금방 발견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수십번을 지나치고도 그냥 소나무인줄 알았는데, 이게 3대 정원수 중 1번으로 꼽는 나무라니... 히말라야 지방이 고향이고 파키스탄의 국가 나무라고 하네요.
#메타세콰이어
드라이브 코스에서 꼽는 길중 메타세콰이어 길이 많죠. 분당의 가로수 상당수가 메타세콰이어더라구요. 한눈팔지 않고 직빨(?)로 위로만 크는 초고속 속성수라고 합니다. (자작나무도 속성수라고 하네요) 분당 신도시가 조성된게 제 기억으로 1980년대 즈음인데, 30~40년 정도 되니 메타세콰이어들이 커질대로 커져서 아파트 10층 높이를 넘어가고, 뿌리도 더이상 뻗을 곳이 없을 정도여서 나무들이 건강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어진 간격도 너무 촘촘한데,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계획으로 보입니다. 나무의사와 나무관련 책 저자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로수가 불쌍하다'임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정향
이름이 좀 낯선데, 꽃도 없고 잎도 다 떨어져서 어떤 모양인지 몰라 검색해보니 '라일락'이라고 하네요.
수수꽃다리 = 라일락 = 조선정향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건너가 품종개량 후 역수입되었다고도 합니다.
'물푸레나무과'라는데 '물푸레'의 어원은, 이 나무를 잘라서 물에 담가놓으면 물이 푸른색으로 변해서 그런거라고 하네요.
#느티나무
시골 마을 정자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 나무입니다. 아버지 고향인 전라도 정읍 시골에도 신작로 큰 정자에 이 나무가 있었는데, 안이 비어서 꼬마들이 안에 들어가 놀고 했었죠. 안타깝게도 몇 년전인가 갔더니 큰 태풍에 나무가 그만 쓰러져서 죽어버렸더군요. 병충해에 좀 약하다고 합니다.
#목백합
껍질만 남은 열매만 가지에 매달려있는데, 일명 '튤립나무'라고 한데요. 꽃이 튤립을 닮았다나...
#단풍나무
아주 흔한 단풍나무입니다. 단풍나무는 잔가지 모양이 독특하게 생겨서 잎이 다 떨어져도 대충 알아볼 수 있겠네요.
#칠엽수 (마로니에)
잎이 7장으로 나서 칠엽수라고 한답니다. 마로니에라는 이름이 익숙하네요. 와이프와 처음 만나서 걸은 곳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대왕참나무
참나무인데 대왕 큰 건가? 신기하게 낙엽이 지지 않고 잎이 거의 붙어 있습니다.
참나무류는 30-40년이 지나서야 도토리를 생산하기 시작한다는군요. 신기합니다.
#주목
전쟁사에서 잉글랜드 하면 '롱보우'로 유명한데, 이 '롱보우'의 재료가 주목이라고 하네요. 그 많은 활을 제작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주목을 키웠겠죠? 주목은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강전정(가지치기)에도 잘 버텨서 모양을 내기 좋다고 하는군요.
율동공원에서 마지막을 주목 사진을 찍고 집 앞에 왔는데, 입구 양쪽에 떠~억 하니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주목'이군요. 거의 4달간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이제야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트로브 잣나무
빌라 정원에도 나무 팻말이 몇개 달려 있네요. 솔방울이 엉성하고 잣이 열리지는 않는다고 해요. 이식력이 좋아서 조경용으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