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회사 근처 식당에서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으러 에머이(emoi)에 갔는데, '야채볶음'이라는 이상한 메뉴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식물의 이름을 쓰지 않고 그냥 '야채볶음'이라는 애매한 이름으로 팔고 있더군요. 요리 사진을 보고 호기심일어서 동행과 함께 주문해서 먹어봤지요. 단순하게 기름과 소금으로 볶은 듯한 맛이었는데, 굉장히 맛이 좋았습니다. 그후로도 종종 에머이에 가면 시켜먹곤 했었는데요. 야채 이름을 들어뒀다가 검색해보니 '공심채'이고 영어 이름은 Morning Glory라네요. 속이 비어 있어서 '공심채'라고 한다는 군요. 심이 비어있다... 뭐 이런 뜻인가 봅니다. 영어 이름은 왜 모닝글로리인지 모르겠네요.
며칠 전 마트에서 부추를 사러갔다가 공심채를 발견하여 급반가움에 사왔습니다. 요새는 마켓컬리 등에서 팔고 있더군요. 국내에서도 재배하는 모양입니다.
공심채를 물에 깨끗이 씻어 채반에 넣고 물을 빼줍니다. 대는 미나리느낌이고, 잎은 부들부들한게 시금치 느낌이에요.
홍고추와 고추를 썰고, 공심채도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내어줍니다.
봉지에 써있기를, 기름에 다진마늘과 고추를 먼저 볶고, 공심채 줄기를 넣고 볶다가 불을 끄고 잔열로 공심채 이파리를 볶으라네요. 굴소스와 액젓을 넣으라는데, 액젓이 없어서 소금으로 간을 하였습니다.
마님께선 이게 무슨 요리나며 시식을 주저하셨지만, 먹어보더니 담백하고 괜찮다 하시네요. 동남아 채소라고 하니 향이 강할 줄 알고 주저하셨답니다.
향이 거의 없고 아삭아삭한 식감의 공심채 볶음. 입맛없을 때 짭짤하게 볶아서 먹으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