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깜깜할 때 숙소에 도착해서 다들 곯아 떨어지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님이 검색해서 찾은 '대형견' 입장이 가능한 펜션입니다. 성수기에 이런 곳 찾기 쉽지 않죠. 성수기 답게 가격은 성수기 가격입니다. ㅜ.ㅜ
제주도의 햇살은 확실히 적도에 가까워서 그런지 동남아의 스멜이 나네요. (더욱 더 뜨겁다는 것...)
드넓은 잔디밭이 있으니 마님이 뒹굴거리는 제 궁디를 걷어차며 김뽀리 산책시키시랍니다.
신나게 킁킁 냄새맡고~ 마킹하고~ 응가를 발사~
넌 참 좋겠다. 먹고~ 싸고~ 놀고~
어제 밤에 들어오면서 보니, 완전 한적한 숲속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 펜션입니다. 바로 옆에 알파카 목장이 있는데, 마님 말로는 통나무펜션 사장님이 같이 하는 것 같다네요. 펜션 투숙객에는 목장 입장료를 3천원으로 해준데요. (원래 만원 조금 넘음) 네비게이션 지도에는 양떼목장으로 되어 있는 걸로 봐서, 원래 양떼 목장이었는데 좀 특이한 걸로 손님을 유치하려고 알파카로 바꾸지 않았나 하는 심증입니다. (확실한건 주인만 알겠죠 ^^) 아침 일찍이라 숙소로 보이는 비닐하우스에서 밥달라고 떼쓰는 소리만 납니다. 요기는 다른 날 관람하기로 하고 일단 패쓰~
그런데, 제주도 주위가 바다라서 그런지 미친 '뭉게 뭉게' 구름이 너무 너무 많네요. 차로 이동하면서 곤듀님들 연신 감탄사와 함께 사진 찍기 바쁩니다. '와! 구름 미쳤다!!'
대형견 입장 가능 카페 : 오데뜨
여행다닐 때 될 수 있으면 댕댕이들과 같이 다니려고 하지만, 언제나 반려견(특히 대형견) 동반 가능한 곳을 갈 수는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차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데요. 그래도 제주도는 관광지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반려견 입장이 되는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항상 주의할 것은
반려견 동반 가능 ≠ 대형견 입장 가능
항상 전화걸어서 40Kg 짜리 리트리버인데 입장 가능하냐? 라고 확인 필수입니다.
마님이 검색해서 찾은 오데뜨라는 카페를 찾아갑니다. 마님이 먼저 들어가서 정탐을 하고 임장 OK싸인을 보내시네요. 혹시 다른 개가 있는지 조심히 살피면서 입장합니다.
식사 주문방법 안내판을 보고 공감하게 되는 문장. '저희 공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이용수칙을 지켜주세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각자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일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노키즈 존이니, 소형견만 받거나 아예 반려견을 안받거나 하게 되겠지요.
실내는 시원하고 편안했습니다. 주인댁이 기르시는 골든 리트리버가 있는 듯 해요. 휙~ 하고 지나갈 때 김뽀리가 움찔해서 얼른 줄을 잡았네요. 진짜 김뽀리 저 표정보면 막 깨물어주고 싶어요. 엄청 신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은 표정말이죠.
뭘 먹을지 한참 고민하는데, 댕댕이 스테이크라는 메뉴가 있네요? 뭔지 한번 시켜보기로 합니다. 주문이 끝나고 나서 빅토리아(?)스러운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곤듀님 모델 사진을 열심히 찍어줍니다. 큰 녀석이 저보고 사진을 왜 그렇게 아끼면서 찍냐고 핀잔을 줍니다. 저는 사진 한장 한장을 공들여서 찍는데, 이 녀석들은 연속 셔터로 밀어버린 뒤, 나중에 마음에 안드는 사진을 죄다 지워버리는 식으로 한다네요. 거참 신기허다~ 필름 카메라를 찍어보고 현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거겠죠? 습관이란 참 무서운 듯 합니다.
댕댕이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우와! 당근과 브로콜리 그리고 닭고기 스테이크네요. 하지만 먹어치우는데 10초도 안걸린답니다. 쩝쩝쩝~ 끝!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이 먹성!!!!!
밥을 다 먹고 나가서 또 곤듀님 모델 사진을 찍습니다. 첫째 곤듀가 사진 찍는걸 너무 좋아해요. 그런데, 연두색 원피스는 여름 휴가철에 에바다... 자연 보호색이라 너무 자연스럽게 자연과 하나가 되네요.
카페 마노 블랑 (Manor Blanc)
밥을 먹고 나서는 꽃이 이뻐서 사진 찍을 곳이 많다는 카페를 검색해서 갔습니다. '마노 블랑' 이란 곳인데, 프랑스어로 Monor 가 영지, 장원(유럽 중세 시대 개념이라 한글로 딱히 번역할 말이 없네요)이라는 뜻이고 Blanc이 하얀색이라는 뜻이니 '하얀 장원' 이군요. 굳이 의역을 하자만 '하얀색 대저택' 정도일까요?
그런데, 아차 너무 방심을 했던 것일까요. 마님께서 리트리버 입장 되냐고 확인을 안했던 것이었습니다. 곤듀님과 마님 먼저 들어간 후에, 차를 주차하고 김뽀리를 끌고 정문에 갔더니 아저씨가 화들짝 놀라 뛰어오며 "대형견은 입장 안됩니다. 다른 손님이 불편해 하셔서요" 라네요.
마님이 쥐어주고 간 아이스아멜 한잔을 들고 처량하게... 김뽀리와 주차장에서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김뽀리 셔츠를 보고 "어! 마이클 조단이다!"라고 한마디씩 하고 가네요. (마님이 여행용으로 산건데, 모르고 있었네요. 마이클 조단 백넘버가 23번이었구나 ㅎㅎ)
뭐 얼마나 대단한 것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곤듀님들 사진 보니 실내도 아니고 그냥 실외 정원에 꽃들 심어 놓은 곳이네요.
싱게물공원
밥도 먹고, 차도 마셨으니 이제 어디가지??? 하니 좀 시원한데? 해변을 가볼까? 합니다. 검색하니 신창풍차해안과 싱게물공원이라는 곳이 있다네요. Go~ Go~
멀리서 풍력발전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원도 양떼목장에서도 본거지만,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엄청 거대하죠. 그런데 방금까지만 해도 해가 쨍쨍하던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후두둑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서쪽 해안은 비가 오는 모양이에요.
입구에 도착할 때 비가 후두둑 오기 시작하더니, 안쪽에 들어가니 미친듯이 퍼붓네요. 열대성 집중호우에요.
연두색 원피스 대박입니다. 곤듀님을 사진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
비가 너무 와서 우산이 무용지물이에요.
어정쩡한 포즈로 사진 찍고 바로 차로 돌아옵니다. (마님과 둘째 곤듀님은 차에서 나오지도 않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