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산 속이나 마당에 트리하우스라도 내 손으로 지어보고 싶은데, 이런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4개월 넘게 수백시간 강의를 듣고 자격증도 따는 그런 직업학교는 당장은 좀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2주 정도 작은 목조 건물 하나를 협업하여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몇개 있었습니다. 2개 정도 마음에 들어서 트라이를 했는데, 다른 하나는 인원이 다 마감되서 못하고, 포천에 있는 카바농 목조주택 건축학교에 예약을 하였습습니다.
카바농 학교의 교장선생님의 블로그를 보고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는 일절 손대지 않고 말만 합니다. 모든 것은 교육생들이 스스로 만듭니다" 였습니다. 집짓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을 경험해볼 수 있고, 여러가지 공구들도 다 써볼 수 있다는 것이죠. (아래는 내년 모집공고인데, 교육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카바농'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프랑스어 냄새가 딱 나죠? 뭘까 해서 검색해보니 르 꼬르뷔지에라는 유명한 건축가가 4평짜리 오두막을 짓고 말년을 보냈다고 합니다. 디자인 학부 수업 때 르 꼬르뷔지에가 만든 현대적인 의자에 대해 배웠는데, 건축을 했다는 것은 몰랐네요. 제품디자인 수업이어서 건축에 대해서는 안 가르쳐주셨는지... 제가 졸았던지...
여튼 더 놀라운 것은 르꼬르뷔지에가 한국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아파트'의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라는 것이에요. 늘어나는 도심의 인구를 수용할 신개념의 건축물이 필요했고, 그것을 아파트라는 형태로 풀어낸 것이죠. 처음에는 이 건물이 지어지고 나서 한동안 미친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런 사람이 말년에 달랑 4평짜리 집에서 살다가 갔다고 하니 뭔가 철학적인 메시지가 있을 것만 같(다고 다들 그러네요. 진실은 알 수 없지만)